(사진=책밥)
우리는 종종 세계의 유산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여행을 떠난다. 어떤 이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미술 작품들을 보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고, 또 어떤 이는 마야의 고대 유적을 보겠다고 먼 길을 몸사리지 않고 나선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우리의 유물과 유산은 제대로 본 적 있을까? 수학여행 때 찾은 경주 박물관과 불국사에서, 혹은 아이와 함께 가는 중앙국립박물관 혹은 경복궁에서나 우리 선조들의 흔적을 찾는 정도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두 저자는 지난해 3월부터 SNS를 통해 우리나라 유물을 소개하는 활동을 해오다 이를 모아 '오늘의 사랑스런 옛 물건'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들이 이같은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 유물의 소중함과 그 미적 감각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다.
흔히들 한국의 미감을 두고 '소박하다' 혹은 '단아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저자들은 신라 금관이 전혀 소박하지 않다는 점을 꼬집고, 고려 청자가 화려하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미적 감각에 대한 보편적 인식에 반기를 든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전국 곳곳의 박물관을 찾아 옛 물건에서 '홈데코'와 '패션', '아웃도어' 제품들을 소개하고 그 사용성과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준다. 일례로 낙랑시대 사다리는 유럽 어느 호텔 로비에 놓여도 어색하지 않다. 조선 시대 패옥은 세련된 모양과 더불어 걸을 때마다 옥 조각 소리를 내도록 만든 일석이조 아이템이며 통일신라의 금동초심지가위는 사용성보다 장식에 신경을 쓴, 요즘말로 맥시멀리즘 제품이다.
저자들은 마냥 고리타분할 것 같은 유물 이야기를 창작자의 번뜩인 아이디어를 캐치하고 자신들의 다정한 시선을 곁들여 새로운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